'아무일도
일어나지 않았다'
박재하
초록빛 낙엽이 갈색잎 되어
떨어진 곳에 앙상한 가지만 남고
꽃잎이 피고 진 자리에
열매는 없고 자국만 보이네
앙상한 가지만 남았다고
삭막한 것도아니고 열매가 없다고
허탈할 일만도 아니다
가지만 남은 나무를 보며
한숨소리 낼 필요도 없고
허무함의 얼굴을 할 필요도 없다
아무일, 무흔적 백지처럼 보여도
다른 의미의 열매이기도 하다
그속엔 여전히 땀이 있고
그 땀은 열매라는 것과 상관없다
비록 실패였을찌라도 그래서
아무런 결실이 없을찌라도
무흔적 무열매가 아니라는 것이다.

